한강기맥 구간종주 8구간 산행일지
1. 산행구간 : 먼드래재 - 여무재 - 수리봉 - 대학산 전 안부
2. 소 재 지 : 강원도 횡성군 청일면/홍천군 서석면, 홍천군 동면
3. 사용지도 : 1/50,000 청일(晴日), 1/25,000 서석(瑞石) 좌운(坐雲)
4. 일 시 : 2001.09.08 - 2001.09.09 (1박 2일)
5. 날 씨 : 오전 - 흐리고 비, 오후 - 맑음
6. 교 통 : 25인승 전세버스
7. 참가인원 : 7명
김경림(greyeyes) 신인승(tnautes) 인치성(inhjin)
정건순(JBJ0530) 정구현(백두주막) 정재무(별나라)
주양돈(하눌)
8. 산행일정
9월 8일 16:30 서울출발(서초구청주차장).
20:50(20:30) 홍천군 서석면 청량리 청량초교앞 노인회관 뜨락 도착야영
23:00 취침.
9월 9일 05:00(04:30) 기상 조식.
06:45(06:30) 먼드래재 출발
07:05 첫 오름 봉우리
08:00 710봉(바위 봉우리)
08:15 독도주의 지점
620봉 지나며 작은 바위있는 지점(좌측 적송) 좌로떨어지는 약
한 능선 찾을 것(능선이 북서쪽으로 휘어져 나가는 듯 하면 이미 잘못 들어섰다고
봐야 함) - 제대로 능선을 잡아 나서면 곧 이어 능선을 따르기가 마땅치가 않아우
측 아주 가파른 사면으로 내려서며 우회하게 되는데 길을 잘못들은 것 같은 착각
을 불러 일으킬 수도 있음
08:40(07:10) 여무재 통과
09:00 여무재에서 올라 선 575봉에서 휴식 취하고(막걸리)출발
09:20 우측으로 864봉 능선이 갈라지는 봉우리 - XX같은 된비알올
라서야 함
10:00(08:20) 수리봉 착 - 휴식 후 10:35 출발 - 조망 꽝 - 숲에 둘러쌓임
11:05 서석면 율목과 청일면 봉명리 청상아터 넘나드는 안부 -이곳
까지 내려서다보면 우측으로 지능이 두 개 정도 갈라져 나가는데 길이 아리송하
면 무조건 왼쪽으로 붙어야 함. 우리도 마지막 지능에서 잘못 들어 다시 기맥능선
을 잡아 이 안부로 올라섬
11:45 안부에서 가파르게 873.4봉을 넘어 내려섰다 땅에 코가쳐박
일 정도로 가파른 비알을 한동안 죽기 기를 쓰고 올라서면 진행방향이 남서쪽으
로 꺽이는 부분인 890쯤 되는 봉우리에 올라섬 - 점심식사 후 12:35 출발
13:05(09:00) 935.1봉 통과하며 신경을 곤두세우고 우측을 살피며진행하
다 진행방향이 남쪽으로 슬며시 선회하는 듯한 지점에서 능선이라고 볼 수 없는
우측 사면으로 내려서야 함 - 펑퍼짐한 안부에서 대장과 만나고 길은 계속 능선을
고집하지 않고 우측 사면으로 트래버스해 나가다 900봉 오름이 시작되기 전에 능
선으로 올라서서 조금 진행하다 보면 다시 900봉을 비켜가기 위해 좌측 사면을 트
래버스해서 펑퍼짐하고 널찍한 사거리 안부로 나선다(900봉 서쪽) - 일반표지기
도 꽤 여럿 - 아마도 부목재에서 시작하는 일반 등산객들의 표지기 같다.
13:35 900봉 남서쪽 안부 4거리
14:10 헬기장(770남짓한 봉우리) - 잠시 우리가 가야할 길을짚어 봄
14:40 대학산 전 안부 - 산행 마무리 - 우측(북쪽 계곡으로하산) -
헬기장에서 이곳까지 내려서며 우측 지능선으로 빠져들지 않도록 방위각 또는 대
학산 방향인 서쪽 진행방향을 이탈하지 않도록 독도에 주의할 것 - 우리도 두번씩
이나 지능선으로 들어 다시 잡아나가는 번거로움을 겪음.
15:30 444번 지방도(물골 입구) 착 - 산행완료
(10:00) 대학산 착
(11:20) 406번 지방도 착, 중식
(12:30) 출발
(13:40) 덕구산 착
(14:40) 개고개 착
(15:20) 노천(장터)마을 착, 뒷정리, 송어양식장 습격
(17:00) 출발
(21:00) 서울도착후 해산, 산행종료.
** ()은 계획상의 일정임
9.일 정.
Lucky하다는 7구간에 '멍'을 자셨기에 8구간의 목표를 개고개까지 잡은 것은 결
코 아니라는 대장의 엉뚱한 변을 시작으로, 7구간의 풍성함을 계속 이어가고 싶은
욕망에 '팔'구간의 슬로건은 송어다. '팔팔' 뛰는 송어를 어찌어찌한다고 하면서
회원들을 유혹해 보았지만 출석부는 최악의 상황이었다. 세상 이치가 그런가 보
다. 늘 호사일 수는 없는 모양이다. 허나 반면 아주 가족적인 분위기에 차안에서
의 여유로움, 오며가며 두다리 주욱 뻗고 호텔에 버금가는 생활을 할 수 있었다.
한편으로 생각하면 씁쓸하게 생각되어지는 구석이 있다. 한강기맥종주대가 지난 1
월 첫발을 내디딜 때의 모습을 생각해보면 더욱 더 그렇다. 출발의 화려했던 모습
은 불과 기맥의 반을 채 밟지 못한 지금 벌써 그 모습을 모두 잃어버린 것 같다.
이번 구간을 밟으며 대장의 심사가 편치 않은 것 같았다. 산행을 마칠 무렵에 대
장 왈, 웬지 모르게 8구간이 짜증스럽단다. 낙동 때도 그랬다며 고비가 한번씩 찾
아온다는 말도 한다. 대장은 아마도 지금 종주대가 고비를 맞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오대산 국립공원을 지난 이후로는 사실 일반인들에게 그리 내세울 만
한 유명산도 마땅치 않다. 후반부의 용문산 유명산 일원을 제외하고는 말이다. 어
쨌든 느닷없이 이렇게 각설을 하고 있는 것은 종주대의 모습이 가능하면 처음의
그 모습을 되찾았으면 하는 아쉬움에서다. 물론 산행의 선택은 전적으로 본인들
의 자유이지만.........
밤에 빗방울을 할지도 모른다는 우려와 바로 옆의 호텔 수준인 노인회관의 손짓에
도 아랑곳없이 하늘지붕이 좋아 자리를 펴고 누워 물끄러미 까만 밤을 응시하자
니 마음이 차분해진다.잠을 아주 편안하게 잘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좀 더 까만
세상에 모든 것 다 떨치고 나 혼자만 되고 싶어 '머-엉'해져 본다.
이제 주위의 어떤 것도 내 존재를 의식하지 못할 즈음 또 다른 세상을 꿈꾸기시작
했다.
꿈자락에 후두둑하는 소리가 어렴풋하다.
야속하게도 까만 밤과 나만의 밀어가 깨진다. 어쩌지....
다시 '후두드둑 툭 투득.....' 이어진다.
결국 눈을 반쯤 뜬 게슴츠레한 상태로 잠자리를 둘둘 말아 회관 안으로 잠자리를
옮긴다.
조만치에 두리뭉실한 덩어리 두엇이 널부러져 있는 것을 힐끗거리며 다시 나를 잊
는다.
한가롭기만 한 시골 아침풍경의 한켠을 꾸미고 있는 길 건너에 자리잡은 단아한
모습의 교정풍경이 인상적이다.
특히 운동장가에 건강한 모습의 전나무들은 그렇게 깨끗하고 싱그러울 수가 없다.
그 왼쪽으로 제법 우뚝한 봉우리 정수리에는 마을사람들의 휴식처인 듯한 8각정
이 자리하고 있다. 6구간의 하산지점이었던 삼년대로 이어지는 남동쪽길 저 끝에
골짜기를 둘러싼 산허리에는 얕은 구름이 걸려있는 풍광이 제법 심산에 들어온 듯
한 기분을 불러일으킨다.
일기예보가 빗나가지 않게 하기 위함인지 아침부터 하늘이 잔뜩 찌푸린 모습이다.
먼드래재 고개마루를 넘지않고 임도가 시작되는 지점에서 우리는 부려진다.
지난구간에 먼드래재까지 마루금을 밟지 않고 약 1Km 정도 비켜 내려서 빗방울속
에 걸어나오던 바로 그곳이다. 재의 모습은 그대로이다.
해발 약 470m,
등고선을 보니 몸이 풀어질 여유도 없이 바로 된비알에 술기운을 쏟아낼 판이다.
동네 야산 같은 숲길로 이어지는 오름길은 예상대로 제법 가파르다. 비알 오름에
전혀 적응이 안된 탓에 20여분 정도 모두들 가쁜 숨소리를 한다.
먼드래재에서 북쪽으로 올라선 566봉에서 방향을 크게 선회해 남서쪽으로 이어진
다. 빗방울이 흩뿌리기 시작한다. 저 앞 710봉 일대와 오른쪽 시야로 계속 들어오
는 수리봉쪽으로의 능선이 운무에 휩싸이기 시작한다. 동국대산악회 자료에 의하
면 이번 구간에는 독도가 까다로운 구간이 꽤 여러곳이다. 은근히 걱정이 앞선다.
길도 별로일텐데 시계까지 안좋으면 아무래도 고생 좀 해야할 것 같다.
710봉으로 향하는 길도 제법 만만치 않다. 빗방울은 점점 거세지고 운무는 점점짙
어진다. 배낭이 젖으면 더 짐스러울 것이 뻔하기에 저마다 배낭커버를 씌우고 가
파른 오름에 묵묵히 걸음짓을 늦추지 않는다. 점점 짙어지는 운무로 인해 염려스
런 마음 또한 운무만큼이나 그 빛깔이 탁해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710봉 바로 턱밑 평지가 잠시 숨돌릴 틈을 준다. 빗방울은 더욱 거세진다. 상태로
보아 하루종일 우중산행이 될 것 같은 느낌이 잦아든다. 좌우로 살펴보지만 휘돌
아 오를 만한 여유를 여간해서 내주질 않지만 오른쪽 가파른 사면에 나있는 족적
을 따른다. 절벽같은 사면에 물을 머금은 흙길은 딱히 길이라 할 수는 없지만그래
도 남의 발길 닿은 곳을 살펴 조심조심 나무 밑둥을 잡아당기며 올라서 보니 자료
에서 보았듯이 사방이 절벽인 바위로 이루어져 있다. 다른 기록에 의하면 여기서
여무재쪽으로 내려서는 길이 문제다. 몇 안되는 일행이 모두 모인 다음 남쪽으로
향한 바위 능선을 따라 조금 이동을 하다가 바위벼랑으로 나서며 살펴보니 아무래
도 바로 지나친 우측 가파른 경사지로 내려서 능선으로 붙을 수밖에 없을 것 같
다. 한발 뒤에 오던 대장도 동감을 표한다.
추적거리는 빗물에 젖은 미끄러운 경사지를 조심스럽게 내려서며 좌측에 바위를
보면
누군가가 페인트로 '광명'이라 써놓은 것을 볼 수 있다.
가파르게 내려선 후 우측 능선으로 붙으면 길 흔적이 뚜렷하다.
하루 종일 올 것 같던 비도 어느덧 잦아들고 운무도 거쳐나가 한결 마음이 가벼워
졌다.
언제 사람의 발길을 대했을지 모를 숲길을 따라 여무재로 향하다 620봉을 지나 잠
시 진행하다 진행방향이 못디더워 대장과 함께 지도와 지형을 살핀 후 방향을 다
시 잡아 나간다. 이 지점 또한 무심코 가다보면 십중팔구 엉뚱한 곳으로 빠지기
쉬운 지점이다.
(25000 지도상에표기된 620봉을 지나 능선상에 작은 바위와 좌측에 적송이 있는
지점에 다다르면 좌측으로 내려서야 한다. 능선은 우측이 잘 발달되어 있어 조심
해야 할 곳이다.
25000 지도를 유심히 보면 확연히 파악할 수 있다.)
좌측으로 길을 잡은 후에도 능선을 계속 따르지 못하고 잠시 우측사면으로 가파르
게 내려서 사면을 트래버스하며 다시 능선으로 붙어야만 하기에 길을 잘못들은 것
으로 생각하고 멈칫거리기 십상인 곳이다.
확신을 갖고 진행하면 곧 여무재에 도착하게 된다. 여무재는 별다른 특징도 없고
그렇다고 좌우로 길 흔적도 없다.
여무재를 흘낏하고 지나쳐 575봉에 올라 막걸리 한잔씩에 한담도 담아 잠시 휴식
을 즐긴다. 이때가 9시 경, 먼드래재를 출발한 지 2시간이 좀 넘었다. 예정보다 약
시간반 정도 늦게 진행이 되고 있다.
이제부터는 수리봉까지 긴 오르막의 연속이 시작된다. 우측의 864봉으로 능선이
갈라지는 삼거리 봉우리까지 일차 된비알이 내 몸안에서 더 이상 토해 낼 것이 없
을 정도로 모든 것을 쏟아내게끔 가쁜 숨을 몰아쉬게 한다. 삼거리 봉우리를지나
며 어느 정도 틈을 주더니 다시 수리봉 오름이 우리를 괴롭힌다. 코를 땅에 쳐박
을 정도의 경사지를 또 한번 허우적대며 올라섰지만 수리봉 정상은 쉽게 우리 앞
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서너번의 작은 오름들이 이어진 후 도착한 정상은 볼
품이 없었다. 아주 작은 공터가 숲에 둘러싸여 조망도 할 수가 없었다. 간신히 동
쪽으로 보이는 산줄기 계곡마다에 운무가 피어오르는 모습이 숲사이로 보이고,
저 아래 민가에서 닭우는 소리가 바람을 타고 들려올 뿐이다.
우리가 진행해야 할 서쪽은 운무에 휩싸여 아무것도 보이질 않는다. 인절미 몇조
각을 씹으며 일행이 모두 모이기를 기다리자니 한기가 엄습한다. 추위를 많이 타
는 치성님은 추워서 어쩔줄을 몰라한다. 추위에 웅크린 모습이지만 정상에서 증명
사진을 남기고 발길을 다시 재촉했다.
수리봉에서 내려서게 되는 안부는 남쪽의 청상아터와 북쪽의 율목이라는 곳을 연
결하는 길 표시가 되어있는 곳이다. 여기까지 내려서는 데는 우측으로 3개 정도
의 지능이 갈라져 나가는데 자칫하면 빠지기 쉽다. 우리도 마지막에 지능으로 빠
져 다시 능선을 잡아 나서야만 했다. 내려서다 방향이 헷갈린다 싶으면 좌측을택
하는 것이 상책이다.
873봉의 오름을 지나 다시 약 100여m의 가파른 오름을 힘겹게 올라선 곳에서(서
쪽으로 향하던 기맥능선이 남서쪽으로 방향을 트는 지점) 지친 몸도 쉴 겸 비좁은
능선상에 점심 보따리를 푼다. 이번 구간은 생각보다 가파른 오르내림에 체력소
모가 많다. 너무 힘든 탓인지 밥맛이 별로다. 삼겹살도 굽고 밥도 볶고 하지만별
로 손이 가질 않는다. 그저 뜨끈한 라면국물이 최고다. 경림이도 별로 먹지를 못
하는 것 같다. 앉아서 잠을 자는지 눈을 감고 있다. 산행 중 식욕이 떨어지고 잠이
온다면 체력소모가 크다는 신호로 봐야 한다. 불편한 자리에서의 식사를 얼렁뚱
땅하고 또 한곳의 독도를 조심해야 할 곳을 향한다. 935.1봉을 지나며 방향을서쪽
으로 틀며 미약한 능선을 잡아 나가야 하는 지점을 놓지지 말아야 한다. 935봉의
완만한 오름이 시작되는 곳에서 길 흔적이 애매하다. 우측 사면으로 진행하면 트
래버스해서 갈 것 같다. 대장은 혼자 사면을 트래버스했고 나머지 모두는 정상적
으로 능선을 따른다. 남서쪽으로 향하던 능선이 남쪽으로 완전이 방향을 선회하
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지점에서 전혀 능선이라 볼 수 없는 우측사면으로 치고내
려선다. 뒤따르는 일행들의 길잡이를 위해 숲에 나뒹구는 페트병 두어개를 주워
나무가지에 꽂고 내려서면서 대장을 불러보니 이미 앞쪽에서 대답이 온다.
펑퍼짐한 지형을 지나 만나는 봉우리 두어개를 우측으로 트래버스해서 다시 능선
을 나서면 900봉 오름길에 들어선다. 기맥은 900봉에서 다시 방향을 서쪽으로 틀
어 대학산으로 이어진다. (900봉에서 계속 북서-북쪽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따르
면 서석에서 홍천으로 이어지는 444번 지방도가 지나는 부목재로 나설 수 있다.)
길은 900봉을 다 오르지 않고 좌측으로 트래버스해서 900봉을 비켜나가 초원지대
인 안부에 다다른다. 여기서부터는 일반 등산객들의 표지기가 꽤 여럿 붙어있다.
부목재쪽으로의 길도 뚜렷하고 우리가 진행해야 할 대학산 방향도 길이 선명하
다. 아마도 주말 등산객들이 이곳을 통해 대학산을 잇는 것 같다는 생각에 미치
니 대학산까지는 길 걱정 안해도 될 것 같다는 짐작을 해본다. 그러나 그것은 큰
오산이었다.
900봉 서쪽 안부에서 휴식을 취한 잠시 후 도착한 헬기장에서 지척에 대학산과 앞
으로 우리가 진행해야 할 기맥의 흐름을 짚어본 후 좌측으로 내려서 진행을 하다
두 번씩이나 "이길이 아닌게벼!"를 해야만 했다. 헬기장에서 좌측으로 내려서며방
심한 것이 화근이었다. 대학산 전 792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잘 잡아 나가야 되
는 곳이다. 진행방향 체크를 수시로 해서 서쪽을 향하고 있지 않다면 일단 잘못들
었다고 보면 틀림없을 것이다.
대학선 전 안부로 내려서는 길은 무척 가파르다. 나우테스님은 한참 전부터 삐걱
거리는 무릎을 이끌고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닌 것 같다. 특히 가파른 내리막에서
는 설설기고 있다. 오늘의 목적지인 개고개까지는 언감생심 꿈도 못 꿀 판이다.이
곳에서 이번 구간을 마무리하자는 데 중론이 모아진다. 대장이 종철님과 교신을
하고 계곡을 치고 북쪽으로 내려선다. 전혀 길 흔적이 없는 것이 이상하다. 하지
만 길은 우리를 조금 비켜나 있었다. 내려서다 길을 만나고 곧 이어 임도로 나서
게 된다. 그러나 내게는 생소한 임도다. 내가 가진 지도에는 없는 길이다. 지난구
간에도 최신 버전 지도가 아니라서 삼년대로 내려서며 잠시 혼동을 했듯이 똑 같
은 경우다. 치성님 지도에는 임도가 잘 나와 있었다.
잠시 임도에서 길을 찾아 오락가락하다가 임도를 내느라 끊긴 계곡길을 찾아 든
다. 아마도 임도를 낸 이후에는 계곡길을 찾는 사람들이 없는지 길 흔적이 많이끊
기기 일쑤다. 다음 구간을 잇기 위해 다시 찾아들으려면 잘 봐두어야 한다며나름
대로 이곳 저곳 눈썰미에 담아둔다.
종철님과 만나자 마자 막걸리 타령이다. 힘들었던 만큼 막걸리 생각이 간절했다.
간단히 한 대포씩하고 송어회집을 찾아 나서지만 근처에서는 마땅치 않아 홍천을
지나 어디론가 들어갔는데 몇잔 마신 막걸리 기운에 어디쯤인지 기억을 못하겠다.
음식이 준비되는 동안 짐정리에 몸단장을 마치고 그럴싸한 정자에 마련된 바알간
송어회와 함께 기울이는 소주잔에 하루의 모든 피로를 담아 마셔버린다.
유별나게 가파른 오르내림도 많고 진행방향 잡기도 쉽지 않았던 구간이었다 생각
되지만 그래서 더욱 흥미를 끄는 것은 아닐까......
모두 즐거움에 젖어 세상시름 다 털어버리겠다는 표정들이다.
대장이 구간 목적지를 욕심을 내는 탓에 도마뱀처럼 늘 꼬리 잘라내기를 하는 한
강종주팀이다. ㅎㅎㅎ... 다음 10월은 건너 뛴 오대산 구간을 밟는단다.
좋은 계절에 더 없이 좋은 산행을 꿈 꿀만 하지 않은가.....
작성 : 한강기맥 기록담당 정건순(JBJ0530)
확인 : 한강기맥 종주대장 주양돈(하눌)
1. 산행구간 : 먼드래재 - 여무재 - 수리봉 - 대학산 전 안부
2. 소 재 지 : 강원도 횡성군 청일면/홍천군 서석면, 홍천군 동면
3. 사용지도 : 1/50,000 청일(晴日), 1/25,000 서석(瑞石) 좌운(坐雲)
4. 일 시 : 2001.09.08 - 2001.09.09 (1박 2일)
5. 날 씨 : 오전 - 흐리고 비, 오후 - 맑음
6. 교 통 : 25인승 전세버스
7. 참가인원 : 7명
김경림(greyeyes) 신인승(tnautes) 인치성(inhjin)
정건순(JBJ0530) 정구현(백두주막) 정재무(별나라)
주양돈(하눌)
8. 산행일정
9월 8일 16:30 서울출발(서초구청주차장).
20:50(20:30) 홍천군 서석면 청량리 청량초교앞 노인회관 뜨락 도착야영
23:00 취침.
9월 9일 05:00(04:30) 기상 조식.
06:45(06:30) 먼드래재 출발
07:05 첫 오름 봉우리
08:00 710봉(바위 봉우리)
08:15 독도주의 지점
620봉 지나며 작은 바위있는 지점(좌측 적송) 좌로떨어지는 약
한 능선 찾을 것(능선이 북서쪽으로 휘어져 나가는 듯 하면 이미 잘못 들어섰다고
봐야 함) - 제대로 능선을 잡아 나서면 곧 이어 능선을 따르기가 마땅치가 않아우
측 아주 가파른 사면으로 내려서며 우회하게 되는데 길을 잘못들은 것 같은 착각
을 불러 일으킬 수도 있음
08:40(07:10) 여무재 통과
09:00 여무재에서 올라 선 575봉에서 휴식 취하고(막걸리)출발
09:20 우측으로 864봉 능선이 갈라지는 봉우리 - XX같은 된비알올
라서야 함
10:00(08:20) 수리봉 착 - 휴식 후 10:35 출발 - 조망 꽝 - 숲에 둘러쌓임
11:05 서석면 율목과 청일면 봉명리 청상아터 넘나드는 안부 -이곳
까지 내려서다보면 우측으로 지능이 두 개 정도 갈라져 나가는데 길이 아리송하
면 무조건 왼쪽으로 붙어야 함. 우리도 마지막 지능에서 잘못 들어 다시 기맥능선
을 잡아 이 안부로 올라섬
11:45 안부에서 가파르게 873.4봉을 넘어 내려섰다 땅에 코가쳐박
일 정도로 가파른 비알을 한동안 죽기 기를 쓰고 올라서면 진행방향이 남서쪽으
로 꺽이는 부분인 890쯤 되는 봉우리에 올라섬 - 점심식사 후 12:35 출발
13:05(09:00) 935.1봉 통과하며 신경을 곤두세우고 우측을 살피며진행하
다 진행방향이 남쪽으로 슬며시 선회하는 듯한 지점에서 능선이라고 볼 수 없는
우측 사면으로 내려서야 함 - 펑퍼짐한 안부에서 대장과 만나고 길은 계속 능선을
고집하지 않고 우측 사면으로 트래버스해 나가다 900봉 오름이 시작되기 전에 능
선으로 올라서서 조금 진행하다 보면 다시 900봉을 비켜가기 위해 좌측 사면을 트
래버스해서 펑퍼짐하고 널찍한 사거리 안부로 나선다(900봉 서쪽) - 일반표지기
도 꽤 여럿 - 아마도 부목재에서 시작하는 일반 등산객들의 표지기 같다.
13:35 900봉 남서쪽 안부 4거리
14:10 헬기장(770남짓한 봉우리) - 잠시 우리가 가야할 길을짚어 봄
14:40 대학산 전 안부 - 산행 마무리 - 우측(북쪽 계곡으로하산) -
헬기장에서 이곳까지 내려서며 우측 지능선으로 빠져들지 않도록 방위각 또는 대
학산 방향인 서쪽 진행방향을 이탈하지 않도록 독도에 주의할 것 - 우리도 두번씩
이나 지능선으로 들어 다시 잡아나가는 번거로움을 겪음.
15:30 444번 지방도(물골 입구) 착 - 산행완료
(10:00) 대학산 착
(11:20) 406번 지방도 착, 중식
(12:30) 출발
(13:40) 덕구산 착
(14:40) 개고개 착
(15:20) 노천(장터)마을 착, 뒷정리, 송어양식장 습격
(17:00) 출발
(21:00) 서울도착후 해산, 산행종료.
** ()은 계획상의 일정임
9.일 정.
Lucky하다는 7구간에 '멍'을 자셨기에 8구간의 목표를 개고개까지 잡은 것은 결
코 아니라는 대장의 엉뚱한 변을 시작으로, 7구간의 풍성함을 계속 이어가고 싶은
욕망에 '팔'구간의 슬로건은 송어다. '팔팔' 뛰는 송어를 어찌어찌한다고 하면서
회원들을 유혹해 보았지만 출석부는 최악의 상황이었다. 세상 이치가 그런가 보
다. 늘 호사일 수는 없는 모양이다. 허나 반면 아주 가족적인 분위기에 차안에서
의 여유로움, 오며가며 두다리 주욱 뻗고 호텔에 버금가는 생활을 할 수 있었다.
한편으로 생각하면 씁쓸하게 생각되어지는 구석이 있다. 한강기맥종주대가 지난 1
월 첫발을 내디딜 때의 모습을 생각해보면 더욱 더 그렇다. 출발의 화려했던 모습
은 불과 기맥의 반을 채 밟지 못한 지금 벌써 그 모습을 모두 잃어버린 것 같다.
이번 구간을 밟으며 대장의 심사가 편치 않은 것 같았다. 산행을 마칠 무렵에 대
장 왈, 웬지 모르게 8구간이 짜증스럽단다. 낙동 때도 그랬다며 고비가 한번씩 찾
아온다는 말도 한다. 대장은 아마도 지금 종주대가 고비를 맞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오대산 국립공원을 지난 이후로는 사실 일반인들에게 그리 내세울 만
한 유명산도 마땅치 않다. 후반부의 용문산 유명산 일원을 제외하고는 말이다. 어
쨌든 느닷없이 이렇게 각설을 하고 있는 것은 종주대의 모습이 가능하면 처음의
그 모습을 되찾았으면 하는 아쉬움에서다. 물론 산행의 선택은 전적으로 본인들
의 자유이지만.........
밤에 빗방울을 할지도 모른다는 우려와 바로 옆의 호텔 수준인 노인회관의 손짓에
도 아랑곳없이 하늘지붕이 좋아 자리를 펴고 누워 물끄러미 까만 밤을 응시하자
니 마음이 차분해진다.잠을 아주 편안하게 잘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좀 더 까만
세상에 모든 것 다 떨치고 나 혼자만 되고 싶어 '머-엉'해져 본다.
이제 주위의 어떤 것도 내 존재를 의식하지 못할 즈음 또 다른 세상을 꿈꾸기시작
했다.
꿈자락에 후두둑하는 소리가 어렴풋하다.
야속하게도 까만 밤과 나만의 밀어가 깨진다. 어쩌지....
다시 '후두드둑 툭 투득.....' 이어진다.
결국 눈을 반쯤 뜬 게슴츠레한 상태로 잠자리를 둘둘 말아 회관 안으로 잠자리를
옮긴다.
조만치에 두리뭉실한 덩어리 두엇이 널부러져 있는 것을 힐끗거리며 다시 나를 잊
는다.
한가롭기만 한 시골 아침풍경의 한켠을 꾸미고 있는 길 건너에 자리잡은 단아한
모습의 교정풍경이 인상적이다.
특히 운동장가에 건강한 모습의 전나무들은 그렇게 깨끗하고 싱그러울 수가 없다.
그 왼쪽으로 제법 우뚝한 봉우리 정수리에는 마을사람들의 휴식처인 듯한 8각정
이 자리하고 있다. 6구간의 하산지점이었던 삼년대로 이어지는 남동쪽길 저 끝에
골짜기를 둘러싼 산허리에는 얕은 구름이 걸려있는 풍광이 제법 심산에 들어온 듯
한 기분을 불러일으킨다.
일기예보가 빗나가지 않게 하기 위함인지 아침부터 하늘이 잔뜩 찌푸린 모습이다.
먼드래재 고개마루를 넘지않고 임도가 시작되는 지점에서 우리는 부려진다.
지난구간에 먼드래재까지 마루금을 밟지 않고 약 1Km 정도 비켜 내려서 빗방울속
에 걸어나오던 바로 그곳이다. 재의 모습은 그대로이다.
해발 약 470m,
등고선을 보니 몸이 풀어질 여유도 없이 바로 된비알에 술기운을 쏟아낼 판이다.
동네 야산 같은 숲길로 이어지는 오름길은 예상대로 제법 가파르다. 비알 오름에
전혀 적응이 안된 탓에 20여분 정도 모두들 가쁜 숨소리를 한다.
먼드래재에서 북쪽으로 올라선 566봉에서 방향을 크게 선회해 남서쪽으로 이어진
다. 빗방울이 흩뿌리기 시작한다. 저 앞 710봉 일대와 오른쪽 시야로 계속 들어오
는 수리봉쪽으로의 능선이 운무에 휩싸이기 시작한다. 동국대산악회 자료에 의하
면 이번 구간에는 독도가 까다로운 구간이 꽤 여러곳이다. 은근히 걱정이 앞선다.
길도 별로일텐데 시계까지 안좋으면 아무래도 고생 좀 해야할 것 같다.
710봉으로 향하는 길도 제법 만만치 않다. 빗방울은 점점 거세지고 운무는 점점짙
어진다. 배낭이 젖으면 더 짐스러울 것이 뻔하기에 저마다 배낭커버를 씌우고 가
파른 오름에 묵묵히 걸음짓을 늦추지 않는다. 점점 짙어지는 운무로 인해 염려스
런 마음 또한 운무만큼이나 그 빛깔이 탁해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710봉 바로 턱밑 평지가 잠시 숨돌릴 틈을 준다. 빗방울은 더욱 거세진다. 상태로
보아 하루종일 우중산행이 될 것 같은 느낌이 잦아든다. 좌우로 살펴보지만 휘돌
아 오를 만한 여유를 여간해서 내주질 않지만 오른쪽 가파른 사면에 나있는 족적
을 따른다. 절벽같은 사면에 물을 머금은 흙길은 딱히 길이라 할 수는 없지만그래
도 남의 발길 닿은 곳을 살펴 조심조심 나무 밑둥을 잡아당기며 올라서 보니 자료
에서 보았듯이 사방이 절벽인 바위로 이루어져 있다. 다른 기록에 의하면 여기서
여무재쪽으로 내려서는 길이 문제다. 몇 안되는 일행이 모두 모인 다음 남쪽으로
향한 바위 능선을 따라 조금 이동을 하다가 바위벼랑으로 나서며 살펴보니 아무래
도 바로 지나친 우측 가파른 경사지로 내려서 능선으로 붙을 수밖에 없을 것 같
다. 한발 뒤에 오던 대장도 동감을 표한다.
추적거리는 빗물에 젖은 미끄러운 경사지를 조심스럽게 내려서며 좌측에 바위를
보면
누군가가 페인트로 '광명'이라 써놓은 것을 볼 수 있다.
가파르게 내려선 후 우측 능선으로 붙으면 길 흔적이 뚜렷하다.
하루 종일 올 것 같던 비도 어느덧 잦아들고 운무도 거쳐나가 한결 마음이 가벼워
졌다.
언제 사람의 발길을 대했을지 모를 숲길을 따라 여무재로 향하다 620봉을 지나 잠
시 진행하다 진행방향이 못디더워 대장과 함께 지도와 지형을 살핀 후 방향을 다
시 잡아 나간다. 이 지점 또한 무심코 가다보면 십중팔구 엉뚱한 곳으로 빠지기
쉬운 지점이다.
(25000 지도상에표기된 620봉을 지나 능선상에 작은 바위와 좌측에 적송이 있는
지점에 다다르면 좌측으로 내려서야 한다. 능선은 우측이 잘 발달되어 있어 조심
해야 할 곳이다.
25000 지도를 유심히 보면 확연히 파악할 수 있다.)
좌측으로 길을 잡은 후에도 능선을 계속 따르지 못하고 잠시 우측사면으로 가파르
게 내려서 사면을 트래버스하며 다시 능선으로 붙어야만 하기에 길을 잘못들은 것
으로 생각하고 멈칫거리기 십상인 곳이다.
확신을 갖고 진행하면 곧 여무재에 도착하게 된다. 여무재는 별다른 특징도 없고
그렇다고 좌우로 길 흔적도 없다.
여무재를 흘낏하고 지나쳐 575봉에 올라 막걸리 한잔씩에 한담도 담아 잠시 휴식
을 즐긴다. 이때가 9시 경, 먼드래재를 출발한 지 2시간이 좀 넘었다. 예정보다 약
시간반 정도 늦게 진행이 되고 있다.
이제부터는 수리봉까지 긴 오르막의 연속이 시작된다. 우측의 864봉으로 능선이
갈라지는 삼거리 봉우리까지 일차 된비알이 내 몸안에서 더 이상 토해 낼 것이 없
을 정도로 모든 것을 쏟아내게끔 가쁜 숨을 몰아쉬게 한다. 삼거리 봉우리를지나
며 어느 정도 틈을 주더니 다시 수리봉 오름이 우리를 괴롭힌다. 코를 땅에 쳐박
을 정도의 경사지를 또 한번 허우적대며 올라섰지만 수리봉 정상은 쉽게 우리 앞
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서너번의 작은 오름들이 이어진 후 도착한 정상은 볼
품이 없었다. 아주 작은 공터가 숲에 둘러싸여 조망도 할 수가 없었다. 간신히 동
쪽으로 보이는 산줄기 계곡마다에 운무가 피어오르는 모습이 숲사이로 보이고,
저 아래 민가에서 닭우는 소리가 바람을 타고 들려올 뿐이다.
우리가 진행해야 할 서쪽은 운무에 휩싸여 아무것도 보이질 않는다. 인절미 몇조
각을 씹으며 일행이 모두 모이기를 기다리자니 한기가 엄습한다. 추위를 많이 타
는 치성님은 추워서 어쩔줄을 몰라한다. 추위에 웅크린 모습이지만 정상에서 증명
사진을 남기고 발길을 다시 재촉했다.
수리봉에서 내려서게 되는 안부는 남쪽의 청상아터와 북쪽의 율목이라는 곳을 연
결하는 길 표시가 되어있는 곳이다. 여기까지 내려서는 데는 우측으로 3개 정도
의 지능이 갈라져 나가는데 자칫하면 빠지기 쉽다. 우리도 마지막에 지능으로 빠
져 다시 능선을 잡아 나서야만 했다. 내려서다 방향이 헷갈린다 싶으면 좌측을택
하는 것이 상책이다.
873봉의 오름을 지나 다시 약 100여m의 가파른 오름을 힘겹게 올라선 곳에서(서
쪽으로 향하던 기맥능선이 남서쪽으로 방향을 트는 지점) 지친 몸도 쉴 겸 비좁은
능선상에 점심 보따리를 푼다. 이번 구간은 생각보다 가파른 오르내림에 체력소
모가 많다. 너무 힘든 탓인지 밥맛이 별로다. 삼겹살도 굽고 밥도 볶고 하지만별
로 손이 가질 않는다. 그저 뜨끈한 라면국물이 최고다. 경림이도 별로 먹지를 못
하는 것 같다. 앉아서 잠을 자는지 눈을 감고 있다. 산행 중 식욕이 떨어지고 잠이
온다면 체력소모가 크다는 신호로 봐야 한다. 불편한 자리에서의 식사를 얼렁뚱
땅하고 또 한곳의 독도를 조심해야 할 곳을 향한다. 935.1봉을 지나며 방향을서쪽
으로 틀며 미약한 능선을 잡아 나가야 하는 지점을 놓지지 말아야 한다. 935봉의
완만한 오름이 시작되는 곳에서 길 흔적이 애매하다. 우측 사면으로 진행하면 트
래버스해서 갈 것 같다. 대장은 혼자 사면을 트래버스했고 나머지 모두는 정상적
으로 능선을 따른다. 남서쪽으로 향하던 능선이 남쪽으로 완전이 방향을 선회하
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지점에서 전혀 능선이라 볼 수 없는 우측사면으로 치고내
려선다. 뒤따르는 일행들의 길잡이를 위해 숲에 나뒹구는 페트병 두어개를 주워
나무가지에 꽂고 내려서면서 대장을 불러보니 이미 앞쪽에서 대답이 온다.
펑퍼짐한 지형을 지나 만나는 봉우리 두어개를 우측으로 트래버스해서 다시 능선
을 나서면 900봉 오름길에 들어선다. 기맥은 900봉에서 다시 방향을 서쪽으로 틀
어 대학산으로 이어진다. (900봉에서 계속 북서-북쪽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따르
면 서석에서 홍천으로 이어지는 444번 지방도가 지나는 부목재로 나설 수 있다.)
길은 900봉을 다 오르지 않고 좌측으로 트래버스해서 900봉을 비켜나가 초원지대
인 안부에 다다른다. 여기서부터는 일반 등산객들의 표지기가 꽤 여럿 붙어있다.
부목재쪽으로의 길도 뚜렷하고 우리가 진행해야 할 대학산 방향도 길이 선명하
다. 아마도 주말 등산객들이 이곳을 통해 대학산을 잇는 것 같다는 생각에 미치
니 대학산까지는 길 걱정 안해도 될 것 같다는 짐작을 해본다. 그러나 그것은 큰
오산이었다.
900봉 서쪽 안부에서 휴식을 취한 잠시 후 도착한 헬기장에서 지척에 대학산과 앞
으로 우리가 진행해야 할 기맥의 흐름을 짚어본 후 좌측으로 내려서 진행을 하다
두 번씩이나 "이길이 아닌게벼!"를 해야만 했다. 헬기장에서 좌측으로 내려서며방
심한 것이 화근이었다. 대학산 전 792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잘 잡아 나가야 되
는 곳이다. 진행방향 체크를 수시로 해서 서쪽을 향하고 있지 않다면 일단 잘못들
었다고 보면 틀림없을 것이다.
대학선 전 안부로 내려서는 길은 무척 가파르다. 나우테스님은 한참 전부터 삐걱
거리는 무릎을 이끌고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닌 것 같다. 특히 가파른 내리막에서
는 설설기고 있다. 오늘의 목적지인 개고개까지는 언감생심 꿈도 못 꿀 판이다.이
곳에서 이번 구간을 마무리하자는 데 중론이 모아진다. 대장이 종철님과 교신을
하고 계곡을 치고 북쪽으로 내려선다. 전혀 길 흔적이 없는 것이 이상하다. 하지
만 길은 우리를 조금 비켜나 있었다. 내려서다 길을 만나고 곧 이어 임도로 나서
게 된다. 그러나 내게는 생소한 임도다. 내가 가진 지도에는 없는 길이다. 지난구
간에도 최신 버전 지도가 아니라서 삼년대로 내려서며 잠시 혼동을 했듯이 똑 같
은 경우다. 치성님 지도에는 임도가 잘 나와 있었다.
잠시 임도에서 길을 찾아 오락가락하다가 임도를 내느라 끊긴 계곡길을 찾아 든
다. 아마도 임도를 낸 이후에는 계곡길을 찾는 사람들이 없는지 길 흔적이 많이끊
기기 일쑤다. 다음 구간을 잇기 위해 다시 찾아들으려면 잘 봐두어야 한다며나름
대로 이곳 저곳 눈썰미에 담아둔다.
종철님과 만나자 마자 막걸리 타령이다. 힘들었던 만큼 막걸리 생각이 간절했다.
간단히 한 대포씩하고 송어회집을 찾아 나서지만 근처에서는 마땅치 않아 홍천을
지나 어디론가 들어갔는데 몇잔 마신 막걸리 기운에 어디쯤인지 기억을 못하겠다.
음식이 준비되는 동안 짐정리에 몸단장을 마치고 그럴싸한 정자에 마련된 바알간
송어회와 함께 기울이는 소주잔에 하루의 모든 피로를 담아 마셔버린다.
유별나게 가파른 오르내림도 많고 진행방향 잡기도 쉽지 않았던 구간이었다 생각
되지만 그래서 더욱 흥미를 끄는 것은 아닐까......
모두 즐거움에 젖어 세상시름 다 털어버리겠다는 표정들이다.
대장이 구간 목적지를 욕심을 내는 탓에 도마뱀처럼 늘 꼬리 잘라내기를 하는 한
강종주팀이다. ㅎㅎㅎ... 다음 10월은 건너 뛴 오대산 구간을 밟는단다.
좋은 계절에 더 없이 좋은 산행을 꿈 꿀만 하지 않은가.....
작성 : 한강기맥 기록담당 정건순(JBJ0530)
확인 : 한강기맥 종주대장 주양돈(하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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