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한북정맥

한북정맥 종주 2구간

하눌이 2009. 1. 8. 16:39

한북정맥 2구간

산행명

제 2차 한북정맥 2구간

산행지

울대고개 ~ 샘내고개

소재지

경기도 양주군 장흥면, 백석면, 주내면

지도

1/25,000 고양, 광적, 덕정

산행일시

시작 :2002년 10월 13일 ~ 종료 :2002년 10월 13일

신청 마감일

마감 : 2002년 10월 12일

산행기간

당일산행

산행장르

워킹산행

집결지

지하철 1호선 의정부북부역

회비

정회원 10,000원, 회원 1,2,3,손님 15,000원

이동수단

대중교통

산행리더

주양돈(하눌)

산행서브

우태열(바람소리)

산행일정



09시 00분 - 출석 인원점검 후 울대고개로 이동
09시 30분 - 울대고개 도착, 산행시작
10시 30분 - 420m 봉
11시 30분 - 450m 봉
12시 30분 - 호명산, 점심
13시 30분 - 호명산 출발
14시 30분 - 삼거리
16시 00분 - 청엽굴 고개
17시 30분 - 샘내고개
(※ 실제로는 삼거리까지 진행하였음.)

★ 위의 산행계획은 현지 사정에 따라 일부 변경되어질 수 있습니다.

준비물및 기타

★ 개인 준비물

방수방풍의, 수통, 수저, 보온물통, 씨에라컵, 보온도시락(도시락), 여벌옷, 헤드램프(여벌건전지 확인), 개인 행동식(건과류, 육포, 비스킷, 연양갱, 치즈, 차, 미숫가루 등), 지형도, 나침반

참석 인원

총 : 35명

정회원 : 20명

구정회(FogLake), 김범수(초원지대), 김진경(oymjk), 박상준(박상준), 박성수(올빼미), 박종학(novell57), 신인승(tnautes), 신종균(파주마루), 우태열(바람소리), 이동기(profakil), 이영아(하늘산), 인치성(청계산), 정구현(백두주막), 정규봉(jemjem), 정만섭(baros), 정재무(범이랑), 정희식(천연색), 주문수(더불어), 지정숙(에꼬), 진혜성(상고대)

일반회원 : 13명

강승우(bergei), 김경희(자연), 김남호(나머), 김창용(bpkim21), 안홍욱(okhoward), 엄인화(umgiking), 염화산(), 이정숙(sugi8014), 이혜진(carol), 최미선(chois1003), 최혜정(scorpio), 현지영(commci), 한미숙()

기타 : 2명

지방회원 (1명) : 김경림(greyeyes)
미성년자 (1명) : 정우영(정구현+1)

산행 후기


12. 운행기록 및 탐사보고 :

가. 운행기록
09시 35분 - 의정부북부역에서 인원점검후 이동
10시 00분 - 울대고개 하차
10시 05분 - 인원점검후 출발
10시 10분 - 천주교길음동 묘지 입구
10시 40분 - 400m봉
11시 50분 - 챌봉(516m), 점심
13시 00분 - 출발
13시 20분 - 홍복산
13시 35분 - 한강봉(450m)
14시 35분 - 호명산
16시 00분 - 작고개
16시 50분 - 산성(212.8m)
17시 15분 - 주내면삼거리, 산행종료
이후 18시까지 약간의 뒷풀이.

나. 후기 및 탐사기록

출발하기 전에... (지난기록의 보완과 정정)
어느덧 1달이 지나 2구간째를 맞이하였다. 기록을 남기기에 앞서 지난 1구간의
기록에서 잘못 표현한 부분 두어가지를 짚고 넘어가야 할 듯 싶다.
한북정맥의 구간을 설명하면서 삼각산(북한산)을 산경표에 포함시킨것에 대한
나름 의 비타당성을 주장했었다. 이에 대해 진혜성(상고대)님께서 새로운
주장(?)을 피력하셨 는데, 그 글은 나에게 있어서는 상당한 수확이었다.
또한, 새로운 시각으로 대간, 정맥에 접근하는 발판이 되었다.
이 글을 빌어 혜성님께 말로 다 못한 감사의 뜻을 조금이라도 밝히고 싶다.
원문의 내용은 그 길이가 제법 되지만 핵심은 '삼각산뿐만이
아니라 홍복산 이후의 산줄기는 한북정맥이 아니며, 산자분수령의 원리에 입각하여
마룻금을 잇자면 홍복산 이후 꾀꼬리봉을 향하여 오두산으로 이어지는것이 한북
정맥 이다.' 라는 것이다. 마침, 이번 구간에 그 지점을 지나게 된다.
홍복산을 지날 즈음 그 부분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하기로 하고, 좀 더 자세한 설명
은 전에 혜성님께서 작성하신 글을 첨부하는것으로 대체하고자 한다.

하늘이여!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옵소서...
새벽 06시 30분.
멀쩡하던 하늘에서 갑작스레 천둥번개를 동반한 장대비가 쏟아진다.
지나가는 비려니~ 하기엔 그 기세가 심상치 않다. 여기저기서 불빛이 번쩍이며,
하늘이 내려앉는 듯 엄청난 소음을 동반한 천둥이 긴장감을 머리끝까지 끌어
올린다. 일기예보가 그다지 좋은 쪽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이 정도일 줄이야...
걱정반, 기대반으로 베낭을 메고 집을 나설즈음, 언제 그랬냐는 듯 비는 멈추고
말았다. 하늘을 보니 크게 염려는 안해도 될듯 싶다. 유난히도 게릴라성
집중호우가 많은 한 해였던 것 같다.
주말아침의 1호선 지하철엔 함께하는 일행이 아닐지라도, 등산복 차림의 사람들을
심심치않게 볼 수 있다. 모두들 나름의 이유를 가지고 어느 산으로인가 향하고
있겠지... 새벽녘, 스치듯 지나간, 우렁찬 소나기의 영향인지, 베낭한쪽 귀퉁이에
우산을 챙긴 이들이 적지않다.

아침 9시. 의정부북부역 역사를 빠져나오자 낯익은 얼굴들이 웃음으로 맞아준다.
특별히 어떤 사적인 인연이 아닐지라도 이들을 함께하는 순간은 언제나 반갑기
그지없다. 당일산행이라, 산행시간이 빠듯하기에 서둘러 보려 하지만,
어디까지나 마음일뿐, 많은 인원이 정시에 모인다는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닌 모양이다.
30분 정도의 시간이 지연되는동안 근처 가게에서 목을 축이는 모습들이 보인다.

여기서 울대고개까지는 버스로 이동해야 한다. 아직은 서울근교라 어프로치에 별
어려움이 없고, 교통편도 양호하다. 구간이 멀어질수록 어프로치 시간이 길어지겠 지만, 아직은 노선버스에서 내리면 바로 산행을 시작할 수 있다.

울대고개에 하차하여 간단하게 복장점검을 한 후 바로 산행길에 올랐다.
지난번 내려왔던 사패산 줄기를 한번 바라보고서는... 이제 이리로 가야겠지...
이렇게 도로가 나 있는 곳에서 도로 건너쪽으로 진행할때는 능선줄기를 잡는다는건
어찌보면 무의미해보인다. 이 때는 능선줄기를 고집하는것 보다는 산세를 살펴
올바른 능선에 오르는 것이 더욱 중요해 보인다.
버스정류장에서 북쪽으로 마을로 들어가는 듯 나 있는 길을 따라 조금 걷다보면
정면으로 길을 맊아 놓았고 우측으로 갈리는 길이 난다. 이 길을 따라 조금만 가면
천주교길음동교회 묘지 입구로 들어서게 된다. 간간이 서 있는 건물들을 따라 계속
해서 오르다 보면 곧 도로의 가장 높은곳(?)에 이르게 되는데, 이 곳이 실제 능선
이 이어지는 부분으로 생각된다. 여기서부터 좌측으로 무덤을 가로질러 오르면
바른 능선에 붙었다고 할 수 있다.
묘지의 규모가 제법 크다. 묘지가 끝날 즈음 해서, 조금만 더 오르면 이내
정상부근에 다다른다. 능선이 발달했다기 보다는 통통하다고 해야 하나? 좌우로
지금 걷는곳이 능선인지 아닌지 약간은 구분하기가 애매하지만 여유를 가지고
살펴보면, 분명한 능선상임을 알 수 있다. 400여m 되는 봉을 넘어서자 마자 임도가
나타난다.
임도의 한쪽 배수로에 떨어져 빠져나오지 못하고 발버둥치는 20cm정도의 뱀 한마
리가 시선을 끌었다. 지금 돌이켜 보니, 꺼내주고 올 걸... 하는 생각이 든다.
아직은 곤경에 처한 미물을 구해내는데 익숙하지 못한가 보다.
어쩌면 지금즈음이면... 끝내 탈출을 못해 말라 죽지는 않았을까?

미선이가 배가 고픈 모양이다. 랩에 포장해온 주먹밥을 하나씩 건네주는데 맛이
제법 괜찮다. 내입에 무엇이건 맛이 없으랴만...
이 임도를 따라 끝까지 진행하다 보면, 그 끝자락에 뭔지 모르지만 제법 중요해
보이는 시설물이 나타난다. 현판을 보니 '한국공항공사 양주항공무선표지소'라고
붙어있다. 비행시설과 관련된 어떤 시설물인 모양이다.

마룻금을 잇자면 이 시설물을 정확히 관통하는 것 같다. 그렇지만 약간의 우회를
감수해야 한다. 말이 우회지, 시설물의 외곽을 따라 반대쪽으로 가는 것이며, 그리
큰 규모가 아니기에 굳이 우회라 하기도 애매하다.

굽이굽이 돌고돌아 홍복마을...
이 시설물을 돌아 지나면, 넓직한 공터가 나타난다. 적절한 인원이 체육대회를 해도
무리가 없을만큼, 넓고 시야가 탁 트였다. 물론, 여름밤, 장작피워놓고 야영하기에
도 제격이다. 일단, 눈도장을 찍어두었다. 약 칠팔백미터 진행하다 보면 북서쪽으로
내려 서는 능선과 북동쪽으로 올라서는 능선으로 갈라지는데, 아무생각없이
걷다보면, 십중팔구는 길을 잘 못 들어설 것 같다. 미리 독도를 하고, 주의할 곳!
하고 표시를 해 두면 더 좋겠지만, 사실상 지도상에서는 올라서는 능선으로 구분이
되지 않는다.
지도상에서뿐만 아니라 사실이 그렇다. 약간은 올라서는 듯 보이지만, 그 능선은
이내 급격한 내리막을 걷다가 바로 아래 홍복마을로 내려선다. 우리가 가야 할 길은
이 홍복마을을 둘러싸고 거의 2/3바퀴를 시계방향으로 돌아서 가야 한다.

이 지점에서 지도를 확인하며, 잠시 먹을것을 채우는동안 어느새 후미그룹이
다가와서는 방을 빼라고 독촉이다. 북서쪽으로 방향을 잡고, 첫번째 고개를 넘어설
즈음, 잘 단장된 묘가 하나 보인다. 묘 근처에 이동화장실까지 있고, 묘 주변의
잔디또한 그 길이가 자로 재도 같을 만큼 잘 손질된 것이 묘의 주인에 대한 궁금증
을 유발시킨다.

11시 50분. 챌봉에 올랐다.
챌봉을 한번에 오르려면, 제법 인내력을 필요로 한다. 거의 정상부에 다 온듯 하면
서도 좀처럼 그 정상을 드러내지 않는다. 채를 뜨는 모양이라 하여 지어졌다는
이 봉의 이름을 생각하며, 지도상으로 채의 모습을 연상하려 노력해보지만,
그다지 쉽지 않다.
무엇보다 '채를 뜬다' 할 때 '채'가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애매하다. 대충
짐작은 가지만, 짐작으로 모습을 형상화하는것이 그리 쉽게 될 리 없다. 포기하고,
걸음 옮기는데 집중해 본다. 우영이가 제법 힘든 모양이다.
쉬어가고 싶은 눈치가 역력하다.
정상부는 넓직하게 깎아내고, 가운데에 헬기장 표식을 해 놓았다. 오륙십명 이상이
동시에 식사를 해도 무리가 없을만큼 넓직한 장소이다. 야영을 겸한 종주를 한다면,
한번쯤 생각해 볼 만한 장소인것 같다. 식수가 약간의 문제가 될 듯도 하지만...

이곳에서 후미를 기다려, 아예 짐을 내려놓은 김에 식사까지 하고 이동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우영이의 표정이 한없이 밝아 보인다. 언제 힘든내색이라도 했었냐는 듯...
사실은, 나도 그렇다. 먹는 시간이 제일로 좋다.






진정한 한북정맥의 시작!

제법 넉넉한 시간동안 점심시간을 가지고, 다시 출발.
방향은 크게 틀릴것이 없다. 북북서쪽으로 방향을 잡고 진행하면 길을 잘못 들만한
곳도 없다.
약 1km정도 진행하면, 서쪽으로 갈리는 능선과 북동쪽으로 갈리는 능선으로
나뉘어진다. 이 갈라지는 지점의 등산로가 그다지 잘 발달된 것은 아니다. 그저
능선상을 걷다가 능선의 갈림이 애매해질 즈음, 산세를 살펴보고 감각으로
알아차려야 한다. 그만큼 능선이 둥그스름하게 형성되어 있다. 바로 이 일대가
홍복산이라고 생각된다.
지도상에는 표현이 안 돼 있지만...
여기서 서쪽으로 향하는 능선이 꾀꼬리봉을 거쳐 끝까지 따라가다 보면 오두산으로
이어진다. 바로 혜성형님이 말씀하시는 진정한 '한북정맥'인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이곳에서 울대고개를 지나 우이령으로 향했던 수많은 종주대들은(바로
우리가 시작부터 이 지점까지 진행해 왔던) 모두 다른 길을 걸었다는 얘기인가?
그렇다. 다른 길을 걸었다.
그러나, 그것이 의미가 없다거나, 그 산행이 잘못되었다는 뜻은 아니다.
산경표에서는 그렇게 기록을 하고 있으며, 그 기록을 답습한 것이다. 그리고, 그
답습은 그 나름의 의미를 충분히 가지고 있다고 본다.

오늘 걸어온, 울대고개에서 챌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의 서쪽 안부로 떨어지는 모든
물줄기는 이 산줄기 아래쪽에 부곡리 일대를 형성하며 곡릉천으로 흘러들어간다.
그리고, 이 곡릉천은 한강하류로 흘러드는 가장 큰 지류이다. 한북정맥이란
무엇인가? 한강과 임진강을 가르는 수계. 즉, 한강의 북쪽과 임진강의 남쪽을
가르는 수계이다. 이 부분에 대한 더 자세한 설명은 진혜성(상고대)님의 글을
첨부하는 것이 좋을듯 싶다.
어쨌든, 여기 홍복산 부터는 확실한 임진강과 한강을 가르는 수계이다.

홍복산에서 북동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진행하다 보면, 한강봉까지는 얼마 걸리지
않는다. 한강봉 정상부근에 다다라서야 약간의 급한 경사가 잠시 있을 뿐, 그
이외에는 산보하는 듯한 기분이다. 한강봉 정상에는 썬산악회에서 설치한
'한강봉(450m)' 표지기가 있고, 봉의 가운데에는 돌로 우물모양의 무엇인가를
쌓아놓았다. 이곳에서 내려다 보면 한강이
보인다고 하여 한강봉이라 불린다고 한다. 진짜로 한강이 보일까?
남동쪽으로 멀리 내려다 보니, 푸른 빛의 물줄기가 저 멀리 내려다 보인다.
한강이다! 아니다! 서로 의견을 달리한다.

한강봉을 뒤로 하고, 남동쪽으로 약간 내려서서 진행하다 보면 방향잡기가 그다지
수월하지만은 않다. 이 일대가 지금까지 우리가 안고 돌아온 홍복마을과 북쪽의
신지마을을 연결하는 조그마한 언덕인데, 그 지형이 너무나도 완만한데다 고개를
지나자 마자 급격하게 북쪽으로 방향을 틀어야 하는데, 이것이 한북정맥의 능선
이다! 라는 생각을 하기 보다는 건너펀의 호명산 일대를 확인하고, 전체적인
방향을 잃지 않으면서 진행하는 것이 좋을 듯 하다.
사실 이 지역은 산과 산을 잇는 고개가 너무도 완만하게 퍼져 있다.
약간의 오차가 있건 어찌했건, 방향을 잃지 않고 진행하다 보면, 도로를 만나게
된다. 조금은 초라해보이는 듯한 군 시설물도 만나게 되고... 여기서도 중요한
것은 올바른 능선에 올라붙는 것이다. 호명산의 산세를 보면 홍복마을쪽으로
길게 느리워진 능선이 있지만, 그 능선은 이내 사멸하고 만다. 이 홍복마을쪽
으로 길게 느리워진 능선이 우측의 시야를 막고 서서, 자칫 지금 오르는 길이
정맥길에서 벗어난 것이 아닐까? 하는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이 지점을 오를때는 좌, 우로 나보다 높은 지대가 없는 능선의 개념보다는,
봉우리와 봉우리가 이어지는 지점을 잃지 않는데 주력하는 것이 현명할
듯 싶다.

호명산이다. 호랑이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는 호명산.
일단 능선에 올라서면, 고도차를 거의 느끼지 못한다. 그저 평지를 걷는 듯한 느낌
이다. 일단, 호명산의 능선에 붙었다는 판단이 든다면, 방향각을 확인하고 수시로
확인하면서 진행하는 것이 좋을 듯 하다. 능선을 따라 등산로가 나 있기는 하지만,
간간이 옆으로 빠지는 길들이 있으며, 그 빠지는 길들이 아무 생각없이 진행하다간,
십중팔구는 옆길로 샐 만한 길이다. 특히, 호명산의 북동쪽 끝자락즈음에 이르러서
는 그 갈래를 찾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고, 딱히 특징지을만한 구분점을 서술하기
도 난감한 곳이다. 작고개로 내려서기 시작할 때 즈음엔 길이 이어지다가도 끊기
고, 끊겼다가도 이어지기를 수차례, 길인지 아닌지 조차 판단이 정확히 되지 않는
다. 길을 찾기 보다는 만들어 간다는 각오를 하고, 충분한 독도를 하여, 지세를
익혀야 할 듯 싶다. 작고개로 이어지는 곳까지 물길을 피할 수 있는 폭은 상당히
좁고, 그 물길을 피하는 선을 찾기가 쉽지만은 않다. 나를 포함한 이번구간에
참여한 일행들중 다수가 작고개 남동쪽의 어둔리 쪽으로 약간 벗어나, 중량천으
로 흘러 드는 물줄기의 일부를 약간 거쳤으며, 또 일부는 반대로 오산리쪽으로
향한 산성말의 일부를 거치며, 물길을 지났다. 바로, 나를 포함한 일행이 지나친
물길은 흘러 흘러 한강으로 흘러가고, 다른 일행이 거친 물길은 흘러 흘러
임진강으로 들어간다. 그럼, 전혀 물길을 안 지나고, 제대로 능선을 밟은 사람은?
몇 몇 있는 모양이다. 바로 그 대원들이 지나간 길이 나를 포함한 다수의 대원들과,
또다른 길을 걸은 대원의 중간선상으로 간 것이다. 그 만큼 수계를 이루는 능선의
폭이 좁으면서도 완만하여, 정확한 능선을 찾기가 쉽지만은 않다.

1999년 11월 인쇄된 1:25000 지형도에는 작고개를 넘는 길이 소로로 표시되어있지
만, 실제로 이곳은 소로가 아닌 잘 닦여진 포장도로이다. 이 곳을 넘나드는 노선
버스도 있는듯 하다. 이 도로를 건너 산성으로 올라야 한다.

도로에 도착했을때, 일행 중 한명이 포기의사를 밝혔지만, 이제 얼마 안 남았는데,
정말 얼마 안 남았는데... 약간의 격려와 위로로 포기의사를 접고 함께 하기로 했다.
희식형님께 연락을 취하고, 시간아 나 몰라라~ 하며, 한참을 쉬다가 누군가가 부르
는 소리에 조금 올라보니, 이런, 바로 위에서 다들 모여서 먹거리들을 나누며 쉬고
있다. 이렇게 아쉬울수가...

임진왜란 당시, 성이 있었다고 해서 산성이라 붙여진 이 야산은 고도는 불과
212.8m에 불과하지만, 불국산과 이어지며, 분명한 임진강과 한강의 수계 역할을
하고 있다. 산능선 곳곳에는 그 흔적으로 보이는, 성터로 짐작되는 돌담들이
우거진 숲에 덮여 있다. 산을 넘는것은 어려움이 아니나, 역시 제대로 난 길을
찾아볼 수가 없다. 동네뒷산같은 이 조그마한 산이 이렇게 내버려져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 사람의 발길이 지나간 흔적을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

산성에서 내려오면, 바로 삼거리이다. 아직도 이 삼거리의 정확한 이름을 모르겠다.
주내삼거리? 오산삼거리? 아마도, 주내삼거리가 아닐까... 싶은데...
당초계획은 불국산을 넘어 샘내고개까지 가는것이었으나, 당일산행에서 발생하는
시간손실을 염두에 두지 않은 계획이었기에, 2구간의 산행을 여기서 마치고,
불국산은 다음을 기약하였다.

간단하게나마, 막걸리 한잔 들이키며, 혜성형님과 마주앉아 다음구간에 시작하게
될 불국산(불곡산)의 능선으로 오르기 위한 지점과, 오늘 잘못 걸어온 길을 지도와
비교해가며 확인해 본다. 처음 볼 땐 영 애매하던 지점들이 조금씩 눈에 들어오는
것을 보며, 아~ 저기로 올라서면 되겠군!

다. 되돌아 보며...
전체적으로 이번 구간은, 산행의 힘겨움 보다는 낮은 고도에서 오는 어려움이 더
많았다. 마을과의 거리가 얼마되지 않고, 급경사나 위험지대가 없기 때문에, 오히려
독도의 어려움을 경험 할 수 있었다. 산행자체의 힘겨움 보다는 지금 걷는 길이
옳은길인가 ? 아닌가!에 대한 확신이 부족함에서 오는 어려움이 더 컸었던 듯 싶다.
아마도, 다음구간에서도 그러하리라. 하지만, 첫술에 배부를 리 없듯, 조금씩
조금씩 발전하기를 기대해 본다.

늘 마치고 나면, 부족했던 부분들이 보이기 마련이다. 이번 구간을 진행하면서,
산행시작전에 잠깐이나마 산행시 주의해야 할 점들과, 비상시 대처방법 등을
간략하게라도 주지시키지 못한 것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생각된다.
또, 구현형님 말씀처럼, 구급낭은 후미를 맡은 사람이 보관하도록 하는것도...
자잘하게 보이는 진행상의 문제들이 더러 있었지만, 진행하는 사람들 또한,
시행착오를 겪으며, 한단계 한단계 발전해 나가는 것이려니...
한구간, 한구간 회가 거듭될수록, 좀 더 발전하는 모습이 보이리라 믿는다.
아울러, 나의 내공도 그만큼 더 커지기를...

산행중 시간이 날 때마다, 또 뒷풀이를 하는 동안에도, 끊임없이 산세를 보는
방법이며, 독도를 하는 방법등을 지난 십수년 이상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아낌없이 알려주신 여러 선배님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함께하신 모든 님들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작 성 : 김남호(나머)
확 인 : 산행부장 정희식(천연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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