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2005년 일본 북알프스중 야리(히다산맥) 종주 산행기입니다.
오래되었지만 혹시 북알프스 종주를가고 싶어 하는 분에게 도움이 될까봐 올려봅니다.
일본 북알프스 산행기
1. 산행지 : 일본 북 알프스(야리가 다케 - 오쿠호다까 다케 종주, 일명 야리종주
2. 위 치 : 일본 도야마현, 나가노현, 기후현
3. 산행코스 : 가미고지-도꾸사와 산장 -요꼬오산장- 야리사와 롯지 - 야리가다께 -
미나미다케 -끼다호다까다께-오꾸호다까다께-다께쟈와롯찌-가미고지
4. 대원구성 : 산사랑 산악회 회원 16명
5. 여행사 : 알펜투어(산사랑 회원인 김형석씨가 가이드로 참석)
6. 일 정 : 2005년 7월 30일 - 8월 3일(산행일정 7/31-8/2, 2박 3일)
7. 중요산명
야리가 다께 (槍ケ岳 3.180m), 오바미 다께 (大喰岳 3.101) 나까 다께 (中岳 3.084)
미나미 다께 (南岳 3.033m), 끼다호다까 다께 (北穗高岳 3.106m)
가라자와 다께 (凅澤岳 3110m), 오꾸호다까 다께 (奧穗高岳 3.190m),
마에호다까 다께 (前穗高岳 3.090m)<P>
8. 일정
7월 30일
09:00 인천 국제공항 3층 J구역앞 집결
12:25 인천출발
14:30 고마쯔(小松)공항 도착
15:05 고마쯔(小松)에서 가미고지로 이동
18:10 히라유 도착
18:35 가미고지(上高地) 도착
18:50 야영장 도착
20:00 석식
22:20 취침
7월 31일
04:10 기상
05:30 조식
06:30 가미고지(上高地) 출발
08:20 도꾸사와(德澤) 휘테 도착
09:30 요꼬(橫尾)산장 도착
11:15 야리사와(槍澤) 롯지 도착, 중식
11:55 야리가다케(槍ヶ岳) 산장으로 이동
17:10 야리가다케(槍ヶ岳) 산장 도착
18:00 석식
21:00 취침
8월 1일
04:20 기상
05:30 조식
06:35 야리가다케(槍ヶ岳) 산장 출발
09:05 미나미다케(南岳 3,032M) 산장 도착
13:20 기타다케(北岳 3,106M) 도착, 중식
17:00 호다카다케(穗高岳) 산장 도착(선두 15:30 도착)
18:00 석식
22:15 취침
8월 2일
04:20 기상
04:30 가라사와다케에서 일출 조망
05:40 조식
06:50 호다카다케(穗高岳) 산장 출발
08:00 오쿠호다카다케(奧穗高岳 3,190M) 정상 도착, 사진 촬영(선두 07:30 도착)
09:50 마에호다카다케(前穗高岳 3,090M) 분기점 기미코다이라(前穗高分岐(紀美子平)) 도착
10:55 마에호다카다케(前穗高岳 3,090M) 왕복산행
12:35 다케사와(岳澤) 휘테 도착, 중식
14:40 가미고지 도착, 배낭정리
15:45 버스 탑승
16:20 히라유(平湯) 도착, 온천욕
17:40 석식
18:20 가나자와(金澤)로 이동
21:00 호텔 도착, 자유시간
8월 3일
09:05 조식 후 겐노쿠엔(兼六園) 관람 및 무가저택 관람
12:35 공항버스로 가나자와(金澤) 출발, 공항으로 이동
13:20 고마쯔(小松) 공항 도착
15:45 고마쯔(小松) 공항 출발
17:25 인천 공항 도착, 해산
9. 북알프스 개요
일본 알프스는 북알프스와 남알프스(야마이시현,시즈오까현)로 크게 둘로 나누고 있으며 북알프스는 3000m급 봉우리들이 늘어서 있는 일본알프스 북쪽 의 일부로 혼슈(本州) 중앙부 도야마현, 나가노현, 기후현에 위치하고, 지리학적 명칭은 히다산맥이다.
북알프스의 남쪽으로 중앙알프스인 기소(木曾)산맥 , 남알프스인 아카이시(赤石)산맥과 더불어 일본해에서 태평양에 이르기까지 3000m급의 26개봉, 말하자면 「일본의 지붕」을 형성하고 있는 대산맥군의 하나이다.
키다(北)알프스는 일본해의 오야시라즈(親不知)로부터 우뚝솟은 산맥이 남으로 연장 150㎞정도 이어지고, 독립봉으로 솟아있는 노리쿠라다케(乘鞍岳)에서 일단락 된다. 이 산맥의 시로우마(白馬)연봉에서 노리쿠라다케(乘鞍岳)까지가 등산코스로 널리 알려져 있다. 쿠로베(黑部)협곡과 아즈사가와(梓川) 등의 유명한 계곡을 포함하고 있다.
여름에도 풍부한 잔설을 자랑하고, 북방계의 귀중한 고산식물과 고산나비, 라이조 등이, 절경의 각 봉우리와 암벽을 더욱 빛내주는 북알프스는 편의상, 북부·중부·남부 세곳으로 나누어,
북부는 동쪽으로 하쿠바(白馬)연봉에서 하리노키(針ノ木)고개까지의 우시로다테야마(後立山)연봉, 서쪽으로 츠루기(劍)·다테야마(立山)연봉에서 고시키가하라(五色が原) 주변, 쿠로베가와(黑部川)의 시모노로우카(下ノ廊下)근처까지.
중부는 쿠로베가와(黑部川)의 카미노로우카(上ノ廊下)에서 원류(源流)주변까지의 산들로 , 쿠모노다이라(雲ノ平)를 중심으로 한 서쪽의 야쿠시다케(藥師岳)에서 스고로쿠다케(六岳), 카사가다케(笠が岳)산맥, 동쪽의 수이쇼우다케(水晶岳), 아카우시다케(赤牛岳)의 요미우리신도(讀賣新道), 에보시다케(烏帽子岳)에서 노구치고로우다케(野口五郞岳)를 경유하는 우라긴자(裏銀座) 코스.
남부는 야리가다케(槍が岳)를 중심으로 해서 남쪽의 호다카(穗高)연봉, 동쪽의 츠바쿠로다케(燕岳)와 가키다케(餓鬼岳)의 오모테긴자(表銀座) 코스, 죠우넨다케(常念岳)와 쵸우가다케(蝶が岳)의 죠우넨(常念)산맥, 그리고 독립봉의 풍모가 있는 노리쿠라다케(乘鞍岳)가 더해지는 산악지대이다. 우리가 산행한 곳은 남부의 야리가다케와 오쿠호다카 다케까지의 종주코스로 등산길이 22km, 능선 연봉 종주 길이 17km, 하산길이 8km정도로 약 47km의 등산 코스이다.
10. 산행후기
● 7/30일 인천공항에서 가미고지까지, 날씨 맑음
2004년 12월 15일 민호가 제의한 오쿠호다카다케 산행 계획을 보고 가슴이 두근 거렸다. 산을 다닌 사람들은 다 그렇겠지만 외국에 있는 유명한 산을 간다는 것은 대단히 흥미롭고 흥분되는 일이다. 계획이 올라오자 마자 주저없이 신청을 했다. 기간이 여름휴가 기간이라 미안한 마음에 아내하고 같이 신청을 했지만 북알프스 산행에 대해 공부를 시작하고 나서는 아내를 포기 시켰다. 평소에 산에 다니지 않은 아내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산행이라는 판단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내 자신이 훈련을 변변하게 하지 못한 체 산행 날짜를 맞이했다.
09시 30분 인천공항
약속장소인 3층 J구역에 도착하니 이미 대부분의 대원들이 도착해서 공용장비 및 부식거리를 챙기느라 분주하다. 평소에 산행으로 다져진 질서는 모든 일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동생들은 솔선해서 챙기고 형님들은 도와주고...
대원들의 배낭 ,,,전원 20kg이상이다. 비행기 제한 무게를 초과해 JAL에서 25kg까지 서비스 해줬다.
체크인을 마치고 고마쯔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16명의 대원들의 마음은 들떠 있으나 한편으로는 긴장된 모습이 역력하다. 학근 형님은 시종일관 큰 목소리로 대원들의 배꼽을 빼 놓는다.
비행기가 20분정도 늦게 출발해서 고마쯔 공항에 도착한 시간이 14시 20분, 히라유(平湯)에서 가미고지 셔틀버스를 타기 위해서는 늦어도 18시 10분까지는 도착을 해야 한다. 18시 10분에 출발하는 가미고지행 막차를 타지 못하면 1시간 30분정도를 걸어서 가미고지까지 가야 한다(나중에 안 일이지만 버스를 놓치게 되면 가미고지까지는 걸어서 갈 수가 없다. 이는 가미고지 관문인 나카노유라는 터널을 걸어서 통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서둘러 짐을 찾고 마중나온 버스에 승차하니 15시 05분, 유일하게 일본어가 통하는 재화형님과 형석이의 사정을 들은 탓인지, 좀처럼 과속하지 않는 일본 버스기사가 약간의 과속을 한 탓으로 우리 일행은 가까스로 18시 05분에 가까스로 히라유(平湯)에 도착할 수 있었다.
가미고지 터미널
가미고지행 마지막 셔틀버스를 타고 가미고지 터미널에 도착 기념사진을 찍고 야영장까지는 약 10분정도 걸어가야 한다. 5분쯤 걸어 올라오면 가미고지에서 야리종주를 마치고 산행 종료지점이 되는 갓빠바시(河童橋)가 나오고 5분쯤 더 걸어가면 야영장에 도착하게 된다. 희식이와 맨 선두에서 야영장으로 걸어가고 있는데 우리가 들고 있는 라면박스를 본 몇 명의 한국인이 반갑게 맞아주며, 소주를 권한다. 제주도 한라산 등산학교 출신인 이들은 오늘 산행을 우리가 계획했던 코스와 동일하게 이미 마친 상태였다.
서둘러 임대 텐트에 짐을 풀고 저녁식사를 준비한다. 역시 물을 뜨고 쌀을 씻고 버너에 불을 붙이고, 보조자일을 나무사이에 걸고 등을 설치하는 등 일사 분란하게 움직인다. 산사랑 이라는 자부심과 회원들의 모습에 뿌듯함을 느낀다. 식사후 간단하게 소주 한잔하고 있는데 제주도 팀에서 몇 명이 소주 몇병 들고 왔다. 이제 시작하는 우리팀에게 한가지라도 더 일러주려고 무진 애를 쓴다. 이날 이들이 일러준 정보가 정말 도움이 많이 됬다. 산행의 난이도와 날씨, 그리고 산장의 이용 방법등의 사전 정보가 있었기에 배낭 무게를 줄일 수 있었고 산행방법을 조절할 수 있었다. 제주도팀에 대해 감사를 드린다.
다음날 산행에 대한 부담 때문인지 다들 술을 자제하고 일찍 잠에 들었다.
● 7/31 가미고지에서 야리가 다케 산장까지, 날씨 맑은 후 폭우
4시 20분 기상, 식사를 준비하고, 서브백에 산행에 필요한 물건을 챙겨 넣었다. 무게 때문에 최소한의 물품만 가져가야 하지만 상황을 자세히 알지 못하니 불안한 마음에 이것저것 챙긴다. 특히 간식거리는 모든 대원들이 50%이상 남아서 하산을 할 정도로 많이 챙긴 것 같다.
06시 30분 아침을 간단하게 해결하고 점심으로 김밥 2줄씩 챙겨서 산행을 출발한다. 출발은 매우 순조롭다. 용대리에서 백담사 가는 길에 비교할 수 있는 정도의 길이다. 왼쪽에 아즈사가와(梓川) 강을 끼고 잘 다듬어진 길을 40분쯤 가다보면 묘진(明神) 이라는 산장이 나온다.
이후로 40-50분 간격으로 도쿠사와(德澤), 요코(橫尾) 산장이 자리 잡고 있다. 길은 평지와 다름없는 여유로운 길이다.
도쿠사와 산장은 아담하지만 산장앞에 야영장이 조성되어 있다. 야영장은 마치 골프장을 연상케 할 정도로 잔디가 잘 가꾸어져 있다. 우리나라 어디에서도 이같이 잘 조성된 잔디밭에서 야영하긴 힘들다는 생각을 했다.
요코산장은 가미고지와 야리가 다케 산장과 각각 11km 떨어져 거리상으로는 중심에 있는 산장이다.
요코산장
도쿠사와 산장보다는 크고 사람도 많았다. 요코산장은 북알프스의 중요한 산행 갈림길이기도 하다. 즉 요코산장에서 북쪽으로 직진하게 되면 우리가 산행을 해야하는 야리사와(槍澤) 롯지를 지나 야리가다케(槍ヶ岳) 산장까지 진행하게 되고 좌측으로 아즈사가와(강이름)을 건너는 요코대교(橫尾大橋)를 건너 북서쪽으로 방향을 꺽어 병풍암을 휘돌아 요꼬오계곡을 따라 서진하면 가라자와고야(凅澤小屋) 켐프장과 휫떼(山莊)가 나오고 이어서 파노라마 코스를 거처 끼다호다까다께(北穗高岳 3.106m) 에 연결된다.
아리사와롯지 - 앞에 계곡이 있지만 드럼통에 빗물을 받아 화장실등 생활용수로 쓴다.
야리사와 롯지에 도착한 대원들은 각자 아침에 받은 김밥을 꺼내놓고 식사를 시작했다. 몇몇 기부자들의 돈을 모아 맥주도 몇캔 준비했다. 참고로 이곳 북알프스 내에 있는 모든 산장의 맥주값은 비슷하다. 우리가 흔히 먹는 캔맥주 하나에 500円, 우리나라 돈으로 5,000원이 조금 안되는 돈이다. 맥주캔 큰놈은 700円이다. 맥주는 대부분이 아사이 맥주이다. 나중에 호다카 다케 산장에서는 기린 맥주를 580円에 팔았다. 그 외에는 모두 똑 같은 가격이다.
11시 50분 야리사와 롯지를 출발 한다. 이곳에서 부터는 이제까지보다는 경사면을 만난다. 30분 후쯤 야리자와고야(槍澤小屋)터에 도착한다.
야리자와 고야 지금은 공터만 남아서 텐트사이트로 사용한다.
해발 2,000m 별로 힘은 안들었지만 앞으로 진행 방향의 고봉들의 사면이 열리는 곳이다. 이곳에 다시 배낭을 풀고 사진 촬영에 여념이 없다. 이제 남은 거리가 약 5-6km정도 되는 것 같다. 전방에 1km정도를 완만하게 오르던 산세는 이내 벽을 이루고 우뚝 서있다. 숨이 막힐 지경이다. 저곳을 올라야 한다니... 아니 정상은 구름에 가려 보이지 조차 않는데.. 두려운 심정으로 1시간 정도를 더 오르니 대곡(大曲)리가 나오면서 본격적인 설계(雪界)가 나온다. 북 알프스의 눈은 8월 말에서 9월 초가 되어야 완전하게 녹는다 8월 초인 현재로서는 이곳 2,200m지점이 설계가 된다. 대곡리부터 약 500m는 왼쪽에 덴꾸하라(天狗原)과 오른쪽 야리가다케 능선사이에 형성된 협곡으로 녹지 않는 눈이 많게 는 7-8m가 그대로 쌓여 있으면서 설원을 형성한다. 오른쪽 사면에 등산로가 있지만 대원들은 일부러 눈을 밟으며 산행을 한다.
설계의 아랫부분
앞서가던 예자님이 휴지뭉치를 들고 자연적으로 형성된 설동으로 들어간다. 어제밤에 도착해서부터 속이 좋지 않아 밤새 계속 화장실을 들락거렸다는데.. 오늘 산행하면서도 몇 번짼지.. 다들 걱정스러워 한마디 한다. ‘역시 독종이야’...
설원의 제일 위쪽 대원들이 휴식을 취하면서 갈 방향에 대해 열심히 도상 공부 한다. 이제부터 협곡이 끝나는 부분에서 오른쪽 사면을 지그재그로 끝없이 올라야 하는 본격적인 고도와의 전쟁이다. 앞으로 남은 고도가 야리가 다케 산장까지 800m정도, 거리는 3km정도 되는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시간 14시 30분 간단한 간식으로 에너지를 보충하고 출발한다.
그러나 출발한지 채 5분이 안되서 하늘에서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서둘러서 배낭 덮개를 하고 오버복을 꺼내 입고 산행을 시작한다. 이곳에서부터는 이제 식생이 점점 작아지기 시작해 키높 이보다 작은 초원을 형성하게 된다. 비는 이미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폭우로 변해있었다. 어차피 개스 때문에 10m앞이 안보이므로 발끝만 쳐다본체 한걸음 한걸음 고도를 줄여본다. 선두와 후미의 차이가 많이 벌어진 것 같다. 앞에서 재화형, 학근형, 인숙이, 나, 희식이, 용욱이, 동기 이렇게 선두그룹을 형성하면서 진행을 하는데 바위에 1500m의 거리표시가 하얀 페인트로 나타난다. 야리가 다케 산장까지의 거리 표시이다. 고도계를 보니 2,750m이다, 한반도에 있는 어느 산보다 높이 올라와 있다. 이제 산소도 많지 않다. 한걸음 한걸음이 힘들기 시작한다. 20여분을 더 걸어가니 오야리(大槍)산장 갈림길이다. 비가 잠시 소강상태를 보였으므로 이곳에서 조금 쉬었다 가기로 했다. 공동 간식거리로 준비한 죽과 이것저것으로 에너지를 보충해보지만 이미 몸들이 많이 젖어 있는 상태고 장갑을 끼지 않은 손은 동상 직전이다. 여름날이라고 장갑을 챙기지 않은게 실수였다. 추위를 견디기 위해 꼬냑을 한잔 마셔보지만 견디기 힘들다. 움직이는 것만이 최선이라고 생각하고 길을 재촉한다.
15시 40분 고도는 2,800을 조금 넘는 상태이며 남은 거리표시는 1.250m.. 이제 길은 완전한 바윗길이다. 황철봉 너덜길보다는 작은 돌덩이들로 이루어진 완전한 너덜길이다. 100여 m를 진행하자 오른쪽에 사람 하나 들어갈 수 있는 동굴이 하나 나온다. 반류구쯔(播隆窟)라는 동굴이다. 야리가다께를 처음 등정한 반류(1780~1840)라는 승려가 기거했든 자그마한 암굴인데 이 산을 다섯번 오르는 중 네번째(1834년) 올랐을때 53일간이나 이 암굴에서 머물면서 참선을 했다는 곳이다. 남은 거리 1,000m, 이제는 본격적으로 숨이 차다. 900,800,700..., 100m마다 거리표시를 해놓은 숫자가 야속하다. 뒷 얘기지만 재화형은 이곳에서 나름대로 100m를 재면서 오르셨는 모양이다. 800m에서거리를 나름대로 가름하여 700m가 나타날거라고 예상을 했지만 훨씬 더 멀리서 700m가 나오는 그런 형국이었다. 그만큼 모든 사람들이 심신이 지쳐있었기 때문에 거리를 보다 아전인수격으로 적용했기 때문이었으리라. 모두 힘겹게 16시 40분쯤 야리가 다케 산장에 도착한다. 개스로 인해 산장에서 지척으로 보인다는 야리가 다케 정상은 보이지 않는다. 산장에는 선두그룹을 이루고 있던 인원중 재화형과 학근형은 아직 도착하지 않고 용욱이, 희식이, 동기, 그리고 민호와 내가 도착해 있었다.
오늘의 가이드인 형석이가 와야 방을 배정 받는다. 그러나 형석이는 제일 후미에 병호와 같이 오기 때문에 아직도 30-1시간정도 더 있어야 한다. 할 수 없이 안내소 가서 예약을 확인하고, 방을 배정 받고 안내를 받았다. 영어에 약한 일본인들이 통역을 위해서 영어를 할줄아는 외국인을 통역사로 대기시켜 놓고 있었다. 야리가 다케 산장의 수용인원은 650명 방 하나에 32명 수용, 방하나에 마주보도록 2층 침상이 있고 침상하나에 8명씩 자야 한다. 우리 인원이 16명인데 여자가 5명이라고 했더니 침상 3개를 배정해 준다.
일본의 산장은 국립공원내에 있는 산장도 모두 개인이 운영하지만 철저하게 공익을 우선으로 한다. 산장은 국내 어지간한 모텔 수준이며, 침실과 식당, 화장실, 건조실, 방송실등으로 나누어진다. 흥미로운 것은 이곳은 년중 계속 비가 내리는 곳이기 때문에 등산객이 항상 젖은 상태이므로 열풍기를 틀어놓고 등산객이 젖은옷이나 배낭 신발을 말릴 수 있도록 배려한다.
후미가 도착하고 17시 30분부터 식사시간이다. 재화형이 도착해서 지독한 고소증세와 한기로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식사를 하지 못한다. 식사를 준비해와 권해보았으나 토할 것 같은 증세에 한 수저도 드시질 못한다. 개스로 감추고 있던 야리가 다케 정상이 햇빛과 함께 잠깐잠깐 그 모습을 드러낸다. 18시 40분쯤 민호와 둘이서 야리가 다케 정상을 향해 올랐다. 20분쯤 오르자 야리가 다케 정상에 도달 할 수 있었다.
이튿날 아침 야리가 다케 정상 모습
서쪽 산맥 너머로 해가 막 지고 있었다. 야리가 다케 정상은 그냥 서있기도 힘들 정도로 오싹한 고도감을 느낀다. 정상 면적이 다섯 평 정도로 우리 인수봉 정상보다 좁은 듯하다. 그곳에 아주 작은 신사를 만들어 놓고 동전을 떨어뜨려 기원한 흔적이 있다. 석양 노을을 배경으로 겨우 사진 한 장을 찍고 서둘러 하산을 했다. 야리가 다케 정상을 오르는 길은 거의 직벽에 가깝기 때문에 매우 위험하지만 중간 중간 쇠사슬과 철계단을 설치해 놓았다.
산장에 도착하니 19시 40분쯤 되었다. 젖은 옷가지들을 대충 말리고 19시쯤 방에 오순도순 앉아서 하루 이야기들을 하고 내일 산행에 대해 협의했다. 재화형과 학근이형이 내일 하산을 하겠다고 한다. 아쉽지만 본인과 팀을 위한 결정이므로 어쩔 수 없다. 내일의 코스가 어느정도인지 아는사람이 한사람도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산행 첫날이 저물고 있었다. 소주 몇 잔을 마시면서 난 내심 하루 훈련을 별로 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잘 버텨준 나에게 고맙다고 스스로 자위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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